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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큰스님 외증조할머니의 '나무아미타불' 염불 이야기

by 클레버챗 2025. 11. 9.

한 집안 41명의 출가

동곡일타(東谷日陀) 큰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전계대화상을 지내셨고, 대법사요 대선사였던 일타큰스님을 모르는 불자는 거의 없습니다. 나아가 스님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미소로 대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셨던 '자비보살'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큰스님의 친가, 외가 전가족 41명이 모두 출가 스님이 되셨다는 사실을 자세히 아는 이는 드뭅니다. 이는 부처님 열반 이후, 한 집안의 출가 기록으로 단연 최고입니다.

 

일타큰스님 가족은 어떻게 이토록 지중한 불연(佛緣)을 맺을 수 있었을까요? 그 시작은 스님의 외증조할머니의 죽음에서 보인 기적 같은 방광(放光)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운명을 바꾼 비구니 스님과의 만남

평등월보살은 60을 넘어 남편을 잃고 세 아들의 집을 번갈아가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평안과 기쁨 속에 지내던 어느 날, 한 비구니 스님이 탁발을 하러 오셨는데, 할머니는 그 스님을 보자 눈앞이 밝아지는 듯하며 마치 관세음보살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에 반한 할머니는 집안 가장 큰 바구니에 쌀을 가득 퍼서 스님의 걸망에 부어드렸습니다.

 

스님은 '할머니 요즘 세상사는 재미가 좋으신가 봅니다.' 말을 붙여오는 스님 덕에 할머니는 신이 나서 아들 자랑, 손자자랑을 일사천리로 늘어놓았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 "죽어서 업이 된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스님은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 그렇게 세상일에 애착을 가지면 죽어서 업()이 됩니다."

 

당시 할머니에게 '죽어서 업이 된다'는 것은 죽어서 창고 안 쌀독을 칭칭 감는 큰 구렁이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에게 그 ''이라는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습니다.

 

바랑 메고 돌아서 가시는 스님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업만은 면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5, 10리 길을 쫓아가면서 스님께 사정을 했습니다.

 

"스님, 제발 하룻밤만 저희 집에 머무르시면서 업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스님, 제발 저 좀 살려 주십시오."

 

삼업청정의 염불 수행법 전수

간청에 못 이겨 다시 집으로 온 스님은 할머니가 이끄는 대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윗목에 벽을 향해 앉아 말 한마디 없이 밤을 새웠고, 할머니 역시 스님의 등 뒤에 앉아 속으로만 기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날이 밝아오자 스님은 할머니 쪽으로 돌아앉았습니다.

"정말 업이 되기 싫소?"

"아이구, 안 됩니다. 스님 절대로 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으로 다시 오든지 극락세계에 가도록 해주십시오."

 

"정말 업이 되기 싫고 극락에 가기를 원한다면 오늘부터 행실을 바꾸어야 하오."

스님은 세 가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1. 오늘부터 발은 이 집 밖으로 나가지도 말 것 (몸의 단속)**

2. 입으로는 '나무아미타불'만 부를 것 (입의 단속)**

3.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친견하여 극락 가기만을 기원할 것 (생각의 단속)**

 

곧 몸()과 입()과 생각()의 삼업이 하나 되어 염불할 것을 가르쳐 준 것입니다.

 

문수보살의 현현과 할머니의 발심

"보살님 나이가 일흔이 다 되었는데,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살겠소? 돌아가실 날까지 '나무아미타불'을 열심히 부르면 업 같은 것은 십만 팔천 리 밖으로 도망가 버리고 극락세계에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이웃에 놀러가지도 말고, 오직 이 집 이 방을 차지하고 밥 주면 밥 먹으면서 '나무아미타불'만 외우십시오. 그리고 생각으로는 극락 가기를 발원하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까?“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할머니는 다짐을 하면서 큰절을 올렸고, 스님은 자신의 삿갓을 들고 일어서서 벽에다 건 다음 슬며시 방문을 나가셨습니다. 걸망도 그대로 둔 채...

 

그러나 한번 나간 스님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풀어 온 동네를 찾아보게 하였으나 '보았다'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 그분은 문수보살님이 틀림없다. 문수보살님께서 나를 발심시키기 위해 오신 것이 분명하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더욱 발심(發心)이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방의 가장 좋은 위치에 스님의 삿갓과 걸망을 걸어 놓고, 아침에 눈만 뜨면 몇 차례 절을 올린 다음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10나무아미타불염불

집안일에도 일체 간섭하지 않고 10년 가까이를 스님이 시킨 대로 하루 종일 '나무아미타불'을 불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앞일을 내다보는 신통력이 생겼습니다.

 

"어멈아! 오늘 손님이 다섯 온다. 밥 다섯 그릇 더 준비해라."

과연 끼니 때가 되자 손님 다섯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주위에서는 외증조할머니를 일컬어 생불(生佛)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나무아미타불' 대신 '문수보살'을 외우기도 했지만, 인근 마곡사 스님이 내려주신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의 말씀에 따라 다시 '나무아미타불'을 열심히 부르셨습니다.

 

또한 앞일을 자꾸 예언하다 보면 마()가 들기 쉬우니 삼가라는 충고도 받아들여, 더 이상 앞일에 대한 말씀도 하지 않고 오로지 '나무아미타불'만 하셨습니다.

 

입적과 7일간의 방광 기적

이렇게 부지런히 염불기도를 하다가 외증조할머니는 88세의 나이로 입적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때야말로 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7일장을 지내는 동안 매일 같이 방광(放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낮에는 햇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나, 밤만 되면 그 빛을 본 사람들이 '불이 났다'며 물통을 들고 달려오기를 매일 같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문상객으로 붐비는 집안 역시 불을 켜지 않아도 대낮같이 밝았습니다.

 

기적을 본 가족들, 41명 모두 출가의 길로

외증조할머니는 '나무아미타불' 염불기도를 통해 그야말로 '상방대광명'을 이루었고, 그 기적을 체험한 가족들은 그 뒤 차례로 출가하여 일타스님 집안의 친가, 외가 식구 41인이 모두 승려가 되었습니다.

 

외증조할머니의 지극한 수행은 한 집안 전체를 불문으로 이끌었고, 그 후손 중 한 분이 바로 대한불교를 대표하는 일타큰스님이십니다. 진정한 수행자 한 사람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하는 동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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