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법이란 무엇인가?
인연업과因緣業果, 줄여서 인연법 또는 인과법이라 부릅니다. 이 깊은 가르침을 농사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인因 : 씨앗
- 연緣 : 땅과 기후 등의 환경
- 업業 : 뿌린 씨앗이 결실을 볼 때까지 가꾸는 행위
- 과果 : 수확, 결과
좋은 토질의 밭에 좋은 씨를 심고 물도 잘 주며 정성껏 농사를 지으면, 튼실한 수확을 거두게 됩니다. 반대로 척박한 땅에 나쁜 씨를 심고 가꾸는 일마저 게을리 한다면, 결실 또한 나쁠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즉, 심은 대로 거두고, 지은 대로 받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적용되는 인연법
우리의 삶 또한 이 법칙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사로잡힌 삶이 계속되면 지옥, 아귀, 축생의 세계라는 삼악도에 빠져들기 마련입니다. 반면 보시, 지계, 인욕 등의 좋은 일을 많이 하면 보다 향상된 세계로 나아가고, 더 나아가 선정과 지혜를 익히면 부처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인연법은 단순하지 않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인과법이 '인, 연, 업, 과'라는 네 글자의 순서처럼 단순하게 일직선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 네 가지는 매우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의미
항상 우리에게 다가오는 '지금 이 순간'은 :
- 과보의 순간이면서
- 새로운 인(씨앗)을 심는 순간이고
- 다른 인의 연(환경)이 되기도 하며
- 업을 맺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즉, 이 순간이 바로 '인·연·업·과'를 동시에 맺고 푸는 자리인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이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을 잘 거두어 잡아야 합니다. 지금의 내 마음을 어떻게 거두어 잡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의 한 마음이 행복과 불행, 극락과 지옥을 여는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극락과 지옥의 문은 누가 여는가?
극락의 문은 누가 여는가? 불보살이 열어주는가? 아니다, 내가 여는 것입니다.
지옥의 문은 누가 여는가? 염라대왕이 열어주는가? 아니다, 내가 여는 것입니다.
스스로 한 마음을 잘 써서 극락의 씨를 심으면 극락이 가깝고, 마음을 그릇되이 써서 탐욕에 빠지고 분노에 휩싸이게 되면 지옥의 칼산과 불길을 만들게 됩니다.
평소의 마음가짐
평소의 마음가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축원을 하면 그 축원 따라 인생이 펼쳐지기 마련입니다.
한 일화가 있습니다. 평소 '저는 살만큼 살았으니 언제라도 데려가 달라'는 마음으로 빌었던 노파가, 시험 삼아 해본 동자승의 "그토록 원한다면 오늘 내가 데려가마" 하는 음성을 듣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이는 노파의 평소 축원, 그 염력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마음에 심은 씨대로 된 것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잘 가꾸어야 한다
이 법 속에 사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잘 가꾸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 한 번 잘 쓰면 얼마든지 인생을 바꿀 수 있고 향상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비록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속에서 살았을지라도, '지금 이 자리에서' 마음을 잘 쓰고 깊은 신심으로 참회하며 업장을 녹이면,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는 인·연·업을 지어가는 것입니다.
불법은 심법수행이다
정녕 중요한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입니다. 하지만 나약한 중생은 자기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마음을 잘 조절하여 살기보다는 부딪히는 경계를 좇아 흘러가고 방황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므로 중생들에게는 마음을 잘 제어하고 조절해 줄 '법'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을 잘 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가르침이 바로 불법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어둡고 출렁이는 고해의 물결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생을 불쌍히 여긴 부처님께서 밝고 행복하고 평온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일러주신 것이 불법입니다.
삼법인, 사성제, 팔정도, 육바라밀, 사무량심, 사섭법, 그리고 참선, 염불, 주력, 경전 공부 등...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에 맞게 많은 법을 일러주셨습니다.
이러한 불법을 닦고 익히는 우리들은 나에게 맞는 불법을 선택하여 능력껏 수행하는 것입니다.
불법수행의 본질
불법수행은 특별한 무엇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열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 그것이 불법수행입니다.
일찍이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설하셨습니다.
맑고 깨끗한 불국토를 원하거든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마음이 맑고 깨끗해짐에 따라
불국토도 맑고 깨끗해지느니라
— 유마경 불국품
일심이 청정하면 일신이 청정하고
일신이 청정하면 다신이 청정하며
나아가 시방 중생의 원각(불성)이 청정하여지느니라
— 원각경
불법수행은 그야말로 '나'의 한 마음(일심)을 여는 심법수행입니다. '나'의 마음을 청정하게 만드는 심법수행입니다.
이 심법수행을 통하여 '나'의 마음이 청정해질 때, 우리의 가족도, 이웃도, 중생도, 국토도 청정해지는 것입니다.
맺음말 - 안으로 구하라
그러므로 우리는 밖에서 구하면 안 됩니다.
형편 따라 능력 따라 좋은 일을 행하면서, 안으로 '나'의 마음을 맑히고 다스려, '나' 속에 간직되어 있는 참된 보배를 찾아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은 어떤 씨앗을 심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