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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 손톱 위의 모래알만큼 귀한 인연

by 다보현 2025. 11. 26.

깨달음을 얻기 가장 좋은 존재, 인간

불교에서는 인간이야말로 깨달음을 얻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육도윤회의 여섯 세계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 지옥 중생 : 너무나 큰 괴로움에 시달려 수행할 여유가 없습니다

- 아귀계 중생 : 끝없는 갈증과 배고픔으로 고통받습니다

- 축생계 중생 : 지혜가 부족해 깨달음의 길을 알지 못합니다

- 아수라계 : 분노와 투쟁심에 사로잡혀 평온한 수행이 어렵습니다

- 천상계 : 모든 것이 완벽하고 행복해서 오히려 수행의 동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떨까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함

인간은 괴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수행을 통해 찾아오는 평화와 행복을 경험하면서 "계속 이 길을 걸어가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죠.

 

바로 이 균형 때문에 인간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특출난 존재입니다.

 

실제로 역사 속 수많은 부처님들은 모두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깨달음을 이루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앞으로 오실 미륵 부처님도 모두 인간으로 태어나 부처가 되십니다.

 

부처님의 첫 번째 가르침: 손톱 위의 모래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과 거대한 모래밭을 걸으시다가 모래에 손을 넣으셨습니다. 손을 들어 올리자 대부분의 모래는 우수수 떨어지고, 손톱 위에 몇 알의 모래만 남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거대한 모래밭의 모래알이 많은가, 내 손톱 위의 모래알이 많은가?"

 

당연히 모래밭의 모래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손톱 위의 모래는 턱없이 적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와 같다. 지옥에서 천상에 이르기까지 한량없는 중생들이 저 모래밭의 모래알 수와 같다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존재는 손톱 위에 있는 저 모래알과 같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 그곳에 사는 셀 수 없는 중생들 가운데 지적 능력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은 바로 손톱 위 모래알의 수만큼이나 희귀하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두 번째 가르침: 맹구우목(盲龜遇木)

부처님께서 아난 존자에게 또 다른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망망대해 물 위에 가운데 구멍이 뚫린 나무판 하나가 떠다니고 있다. 저 넓은 바닷속 눈먼 거북이는 백 년에 한 번씩 숨을 쉬려 물 위로 올라오는데, 마침 그때 그 나무판 구멍 속으로 거북이가 목을 내밀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겠느냐?"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로 그와 같다. 이 수많은 중생이 다음 생에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도 그러하니라."

 

인신난득(人身難得): 인간의 몸 얻기 어렵다

 

부처님께서는 이 두 가지 비유를 통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인연인지 말씀하십니다.

 

천상의 존재들조차 인간만큼 깨달음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고통도 알고 행복도 아는, 지혜를 갖춘 이 인간의 몸이야말로 완성의 경지로 가기에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번 생에 천재일우의 기회로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참으로 귀한 복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자주 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의식을 가지고 성찰할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특별한 기회인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통이 있기에 성장할 수 있고, 불완전함이 있기에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역설적 지혜는 어려움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 됩니다.

 

이 귀하고 소중한 인연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깨어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가 걸어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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