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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일념이 아들의 사형을 막다 : 관세음보살을 염한 어머니의 7일 기도

by 다보현 2026. 2. 19.

중앙일보 회장을 지낸 홍진기 선생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친정아버지입니다.

 

1940년대 경성제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법조인으로서 법무부 장관 자리에까지 오릅니다. 그러나 4·19 혁명이 일어나자 군중을 향한 발포 명령과 폭력 행사의 죄로 196112,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어머니의 결심

사형 선고가 내려지던 날, 홍진기의 어머니 허씨 부인은 며느리를 조용히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미야, 미안하다. 모든 게 내 책임이다. 네가 이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와 남편이 사형선고를 받았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느냐. 나 또한 아들이 죽을 목숨이 되었으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그러고는 며느리에게 냉수 한 그릇을 떠오게 했습니다.

 

물이 오자 허씨 부인은 손수 쪽진 머리를 풀어 잘랐습니다. 그리고 며느리에게 말했습니다.

 

"이 머리카락을 네가 간수해라. 앞으로 7일 동안은 나를 찾지 말아라. 나는 이 방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다. 만약 죽었을지라도 7일이 지나기 전엔 방문을 열지 말거라. 7일이 지난 후 내가 살아있다면, 그때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눈물 짓는 며느리를 달래어 내보낸 뒤, 허씨 부인은 문을 닫고 단정히 앉아 **'관세음보살'**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7일의 시간

하루, 이틀, 사흘날이 가도 오로지 염불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나흘, 닷새가 지나자 불안을 이기지 못한 며느리가 방문 밖을 서성였지만, 간간이 새어나오는 관세음보살 염불 소리에 가슴을 쓸어내릴 뿐 문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7일째 되던 날 정오, 라디오에서 특별 뉴스가 흘러나왔습니다.

"홍진기, 사형을 면하다.“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 며느리는 방문을 열고 외쳤습니다.

 

"어머니! 아범이 살았습니다. 사형을 면했습니다!"

", 그래. 이제 다시 내 아들이 되었구나.“

 

허씨 부인은 조용히, 담담하게 그 기쁜 소식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방 안을 보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7일 전 며느리가 떠다 놓은 냉수 한 사발이 그대로 놓여 있었던 것입니다.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오직 아들을 향한 간절한 일념으로 7일을 버텨낸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삶

사형을 면한 홍진기 선생은 이후 중앙라디오방송 사장, 중앙일보 사장, 동양방송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1980년 중앙일보 회장에 올라 198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재직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정성과 진심으로 간절하게 부르는 기도는 분명 그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오직 한 가지 마음으로 7일을 버텨낸 어머니의 일념, 그것이 아들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기도는 업장을 녹이고, 닫힌 길을 열며, 삶에 새로운 빛을 불러옵니다.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