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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력의 함정: 진명거사 이야기

by 다보현 2026. 1. 4.

환속한 수행자의 고난

20년 전, 전주에 진명거사라는 분이 살았습니다. 그는 일찍이 조계산 송광사에서 출가하여 강원을 마쳤지만, 일본 유학 중 만난 한 여인과 깊은 인연을 맺어 결혼하고 환속하게 됩니다.

 

해방 후 귀국했을 때, 진명거사에게는 이미 네 명의 자녀가 있었고 아내가 가져온 돈도 바닥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불교 수행 외에는 배운 것이 없던 그에게 생계를 위한 일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막노동도 시도했지만 체력이 달려 오히려 약값만 더 들었습니다.

 

6년간의 염불 수행

절망 속에서 진명거사는 결심합니다.

 

"배운 것이 염불밖에 없는 내가 무엇을 하겠는가? 차라리 염불이나 부지런히 하자.“

 

그는 도화지에 연필로 부처님을 그려 벽에 붙이고, 매일 공양을 올리며 '나무동방해탈주'를 외웠습니다. 아내는 식당에서 일하고 큰아들은 신문배달을 했지만, 그는 오직 방안에서 해탈주만 외웠습니다.

 

신통력의 발현

6년이 지난 섣달 그믐, 지친 아내가 친정에서 쌀을 얻어와 부처님께 올리려 하자 진명거사가 소리쳤습니다.

 

"이 요망한 여자야! 그 더러운 밥을 어디에 올리려 하느냐?“

 

아내가 반문하자 그가 말했습니다.

 

"친정 가는 길에 당신은 나를 심하게 욕했고, 부처님에 대해서도 욕하지 않았소? 사람도 욕먹은 음식 먹기를 꺼려하는데 하물며 부처님이겠소?“

 

집에 있던 남편이 밖에서 있었던 일을 정확히 아는 것에 아내는 놀라 잘못을 빌었고, 진명거사는 "4년만 참으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4년 후 큰아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하며 집안 형편이 나아졌습니다.

 

신통력의 남용과 몰락

하지만 진명거사는 얻은 신통력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큰스님을 찾아가 점검받는 대신, 사람들의 비밀을 밝히고 앞일을 예견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어느 날, 그는 도청 앞에서 나오는 도지사를 보고 그의 은밀한 비행을 알아채고는 멱살을 잡으며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결국 도지사는 진명거사를 경찰서에 수감시켰습니다. 검사가 된 큰아들이 와서 확인해보니 아버지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깊은 산속 절로 모셨지만, 거기서도 진명거사는 쥐의 마음을 읽고 무단으로 쌀을 꺼내주는 등의 행동으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비극적인 결말

전주역을 지날 때 기적소리가 울리는 순간, 진명거사는 갑자기 귀가 먹고 반 벙어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10년도 채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교훈: 올바른 수행의 길

기도를 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능력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앞일을 예견하거나 남의 마음을 읽는 등의 재주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마귀의 장난에 불과합니다.

 

이런 경우 반드시 훌륭한 스승을 찾아 현재 상태를 점검받고 올바른 길을 제시받아야 합니다. 지도 없이 혼자 계속하다가는 진명거사처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세상에는 관세음보살이나 약사여래의 신이 붙었다는 이들이 많지만, 부처님과 보살님은 돈을 받고 소원을 들어주거나 앞일을 점치는 분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삿된 마에 걸려 일시적인 재주를 부리는 것뿐입니다.

 

진정한 불자라면:

귀신에 의지하지 말고 올바른 믿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중심을 분명히 잡고 기도해야 합니다

섣부른 신통이나 헛된 재주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올바른 믿음으로 올바르게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헛된 마가 장난칠 수 없습니다.

경계와 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