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로 목신이 힘을 잃다 - 기도 영험담

by 클레버챗 2025. 11. 17.

조선 말 쌍계사에서 전해 내려오는 실화입니다. 매일 아침 신묘장구대다라니를 7독하던 이판서 댁에서 일어난 신비로운 관세음보살 가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꾸준한 기도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윽하게 스며드는 명훈가피의  감동적인 영험담입니다.

 

사라진 등잔 기름의 비밀

전등이 없던 시절, 절에서는 저녁예불이 끝나면 새벽예불 때까지 법당에 등불을 밝혔습니다. 둥근 그릇 모양의 등잔에 참기름을 가득 붓고 종이 심지를 달면 3일은 사용할 수 있었죠.

 

쌍계사 대웅전을 맡고 있던 노전스님은 어느 날 이상한 일을 발견했습니다.

 

"분명 어제 기름을 넣었는데 왜 한 방울도 없지?"

 

법당 청소를 하는데 등잔의 참기름이 텅 비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매일같이 기름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 가져가는 것이 틀림없다.'

 

노전스님은 어린 효성사미를 데리고 법당 부처님 전 아래 천으로 가려진 탁자 속에 숨어 밤새 무슨일이 일어나는가 보기로 했습니다.

 

 

깊은 밤, 나타난 목신

 

깊은 밤이 되자 법당 문 앞에 키가 9(2.7m)이나 되는 검은 형상의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머리와 팔, 몸은 있었지만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이놈, 게 섯거라!"

 

노전스님이 고함을 치며 뛰쳐나왔습니다. 괴물을 앉히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너는 사람이냐 짐승이냐?"

"사람도 짐승도 아닙니다. 저는 목신(木神)입니다."

 

"목신이면서 어찌 감히 부처님께 올리는 등잔 기름을 훔치느냐?"

 

목신은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목신의 사연

 

"저는 이 절 아랫마을 이판서 댁 뒤뜰의 은행나무입니다. 나이가 많아 뿌리가 땅 밖으로 나와 있는데, 무식한 머슴들이 제 발등에 나무덩이를 놓고 도끼질로 장작을 팹니다."

 

목신의 발등은 온통 상처투성이였습니다. 그 상처를 달랠 약은 오직 부처님께 올리는 등잔 기름뿐이었습니다. 그 기름을 바르면 하룻밤 사이에 아픔이 가라앉고 상처에 딱지가 앉았습니다.

 

그대가 진짜 목신이라면 인간보다 힘이 셀 것이고 얼마든지 보복을 할 수 있지 않소?”

 

"보복을 하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그러나 이판서는 아침마다 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7편씩 읽습니다. 그 힘 때문에 우리 목신들은 힘을 쓰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든이 넘은 이판서가 죽고 나면 보복할 생각입니다."

 

 

노전스님의 해결

 

"내가 이판서 댁에 가서 다시는 머슴들이 너의 발등 위에서 도끼질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니 보복할 생각은 마시오."

 

노전스님은 목신을 돌려보냈습니다.

 

날이 밝자 노전스님은 이판서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깜짝 놀란 이판서는 즉시 머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땅 위로 노출된 은행나무 뿌리를 흙으로 덮고,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허리 높이의 울타리도 쳤습니다. 제사상도 차려 은행나무에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 뒤 쌍계사 대웅전 등잔 기름은 무사했고, 이판서 댁도 늘 풍족하고 평화로웠다고 합니다.

 

 

명훈가피(冥薰加被) - 은밀하게 스며드는 불보살님의 가피

 

수백 년 된 목신이 힘을 쓸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바로 이판서가 매일 외우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위신력 덕분이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독송했던 정성은 관세음보살의 가피로 이어져, 목신이 이판서의 집안을 범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명훈가피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보살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 불보살님의 돌보심이 우리 삶에 그윽하게 스며든다 하여 명훈가피라 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 7

 

이판서는 매일 아침 신묘장구대다라니 7독을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 매일의 규칙적인 독송 속에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관세음보살의 명훈가피를 입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7독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분 정도 걸립니다.

 

우리가 꾸준히 대다라니를 독송하거나 사경한다면,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는 분명 우리 삶에 그윽하게 스며들 것입니다.

 

이판서가 그 가피력으로 목신의 보복을 막았듯이, 우리도 언제 올지 모를 재난에서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출처

이 이야기는 조선 말, 13살에 쌍계사 대웅전 노전스님의 상좌였던 효성스님에 의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용어 설명

- 노전스님 : 법당에서 향과 초, 염불 등 의식을 담당하는 스님

- 사미 : 정식 승려가 되기 전의 예비 승려

 

신묘장구대다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