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해주 북고산, 그곳에는 '화려하기로 동방에서 으뜸'이라 불렸던 신광사가 있습니다. 이 절에는 600년 전 원나라 황제가 직접 지었다는 애틋한 창건 설화가 전해집니다.
유배지에서 만난 운명
젊은 시절 '아목가'라는 벼슬을 지냈던 순제. 그는 반역죄에 연루되어 고려 탐라(제주도)로 귀양을 왔다가, 다시 황해도 대청도로 유배되었습니다.
감시가 심하지 않았던 덕에 그는 가끔씩 황해도의 명산대천을 거닐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해주 북고산을 찾은 그는 경치를 감상하던 중, 문득 수풀 속에서 묘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숲 속에 돌부처님 한 분이 놓여 있었습니다.
간절한 기도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은 순제는 비바람 속에 버려진 부처님이 자신의 처지와 같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비바람 속에 버려진 불쌍한 부처님! 하지만 귀양살이하는 제가 부처님을 잘 모실 수도 없습니다."
그는 부처님을 고이 들어 냇가의 맑은 물에 씻은 다음, 양지바른 바위 위에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그리고 3일 동안 무릎이 터지고 피가 나도록 지극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부처님, 제가 지금은 귀양살이 처지라 부처님을 잘 모실 수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저를 불쌍히 여겨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 주옵소서. 그때엔 3개월 이내 절을 지어 부처님을 모시겠습니다."*
기적같은 소식
며칠 후, 원나라 사신이 배를 타고 찾아와 큰절을 올렸습니다.
"황제 폐하, 축수드리옵니다."
나라에 큰 변화가 생겨 그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잊혀진 약속
순제는 귀국하여 즉위식을 갖고 나라일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쁜 업무 속에서 북고산 부처님께 드린 약속을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꼭 3개월이 되던 날 밤, 꿈에 북고산 부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부처님은 아무 말 없이 그를 향해 돌아앉으셨습니다.
꿈에서 깬 순제는 부처님께 올렸던 약속이 생각나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는 곧바로 태감 송골아를 비롯해 30여 명의 유명한 목수들을 북고산에 파견하여 절을 짓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절이 바로 '화려하기로 동방에서 으뜸'이라 불렸던 신광사입니다.
진정한 기도의 의미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전합니다. 부처님의 가피는 특정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간절하고 지극한 정성이 부처님께 닿을 때,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현실로 펼쳐집니다.
진정한 기도란
- 일념의 마음: 다른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한마음으로
- 지극한 정성: 염불, 독송, 사경, 오체투지 절하기
- 마음 닦기: 나의 욕망이 아닌, 자신을 맑히는 수행
진정한 기도는 정성입니다. 그 정성에 우주가 진동하고, 불보살님들이 움직이십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아무리 기도해도 삶이 힘들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순간 믿음을 잃고 흔들립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더욱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기도할 때입니다. 내 업장이 두껍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업장을 소멸해 가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합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과정이 우리가 지은 업의 인연임을 이해하고, 더욱 힘을 내어 수행정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