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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선고 받은 아들을 살린 어머니의 기도

by 다보현 2025. 12. 20.

절망 앞에서 할 수 있는 단 하나

죽을 목숨을 살리는 기도. 목숨이 달린 다급한 일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사형선고를 받은 아들을 둔 어머니가 기도로 아들을 살린다는 것,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들리지 않나요?

 

하지만 기도란 어쩌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 유의미한 행동이 아무것도 없을 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어머니의 실화

권력의 정점에서 받은 사형선고

 

자유당 시절 말기, 이강학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대구 출신으로 경찰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이승만 대통령에게 발탁되어 30대 젊은 나이에 치안국장이라는 높은 지위에 올랐습니다.

 

그의 어머니 대덕화보살은 불심이 깊은 분으로 대구 파계사의 신도로 활발히 활동하셨습니다. 아들이 높은 권력의 치안국장이 되자 여러 절의 불사를 많이 도왔습니다. 사찰 입구 길 닦는 일, 법당 짓기, 불상 모시기 등 어려운 절집의 일들을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그러나 4.19 혁명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혁명 진압 과정에서 발포명령을 내린 책임으로 내무부장관 최인규와 함께 이강학 치안국장은 구속되었고,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죽기 살기로 드린 기도

 

정해진 아들의 죽음 앞에서 대덕화보살은 울고 또 울며 파계사 주지스님을 찾아갔습니다.

 

"스님, 아들이 사형을 당하게 되었으니 제가 더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제 목숨이라도 바칠 테니 제발 아들을 살려 주십시오."

 

주지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보살님, 아들을 살리려거든 부처님께 매달려 보십시오.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일진대, 부처님께 의지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목숨이 달린 일인데 보통 기도로 되겠습니까? 30년 동안 키운 아들인 만큼, 그만큼 부처님께 공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죽기 살기로 기도해 보십시오."

 

삼천배의 고행

 

아들의 사형집행이 일주일 남은 시점, 대덕화보살은 매일 삼천배를 시작했습니다.

 

체구가 큰 그녀는 절을 하며 무릎에 피멍이 들고 허벅지에 힘이 빠지고 발가락이 터졌습니다.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지만, 단지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그 간절하고 애타는 심정으로 버텨냈습니다.

 

"죽을 목숨 살리기가 어찌 쉬운 일이랴. 몸 고달픈 것을 핑계 삼아 절을 할까 말까 꾀를 내다니... 죽을 힘을 내보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지 않은가?"

 

삼칠일(21)이 거의 다 되었을 때, 기운조차 탈진되고 한 번 절하며 엎드렸을 때 다시 일어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남은 절을 계속했습니다.

 

기적 같은 소식

삼천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법당 밖에서 스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보살님! 살았습니다. 아드님이 살게 되었어요!"

 

"? 살았다고요?"

 

"방금 라디오 방송에서 내무부장관을 지낸 최인규는 사형이 확정되고, 아드님은 15년 징역으로 감형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놀라운 소식에 부처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릴 뿐이었습니다. 감격의 눈물로, 하염없는 눈물로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아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죽을 목숨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특별사면을 받아 이강학은 풀려났고,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고 합니다.

 

간절함이 만드는 기적

부처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으로 간절히 올리는 정성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법을 초월하고 우리 상식의 선을 넘어서는 신비한 일들이 현실이 됩니다.

 

기도는 이렇듯 운명을 바꾸는 행위입니다. 절하고 염불하고 독경하는 기도의 힘은 인간 세상의 법칙이나 인간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세계를 펼쳐냅니다.

 

상식의 세계를 넘어서는 세계가 분명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지금 여기에 작용하고 있음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새벽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