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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로 환생한 어머니를 천도한 아들의 이야기

by 다보현 2025. 12. 12.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 업보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생전의 업에 따라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때로는 사람이 아닌 동물로 환생하기도 하는데요.

 

- 화를 잘 내면 독사로

- 먹는 것에 집착하면 돼지로

- 밥 먹고 잠만 자면 소로

- 재산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구렁이로

 

특히 자기 재산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죽어서 집을 지키는 구렁이로 태어난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욕심 많던 할머니의 죽음

옛날 경북 달성의 한 부잣집에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욕심이 얼마나 심했냐면, 자기 집 감나무에 익은 감이 땅에 떨어져 썩어가도 남에게 나눠주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돈이 생겨도 아들에게 맡기지 않고, 쌀독도 며느리에게는 절대 맡기지 않았지요.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어머니를 3년간 가까이 모시고자 집안 감나무 밑에 가매장을 했고, 집안에는 어머니의 혼백 상자를 모셔두고 아침저녁으로 정성껏 음식을 올렸습니다.

 

구렁이의 등장

어느 날, 며느리가 밥을 지으려고 쌀독을 열었는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쌀독 안에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입니다.

 

깜짝 놀란 며느리는 하인을 시켜 구렁이를 꺼내 멀리 내다 버렸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상식上食을 올리러 간 며느리는 또다시 경악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구렁이가 어머니의 혼백 상자 위에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입니다. 혼비백산한 며느리가 넘어지면서 밥상이 뒤집히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임을 확인하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아들은 구렁이의 행적을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그랬더니 구렁이가 감나무 아래 어머니 무덤에 난 구멍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순간 아들은 떠올렸습니다. '재산에 집착하던 사람은 죽어서 구렁이가 된다'는 옛말을...

 

아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자 하나를 들고 어머니 무덤 구멍에 대고 말했습니다.

 

"만일 어머니시면 이 상자로 들어오시죠."

 

그러자 정말로 그 구렁이가 상자 안으로 쑥 들어왔습니다. 아들은 그제야 확신했습니다. 욕심 많던 어머니가 구렁이로 환생했다는 것을.

 

금강산 천도 여행

그날 이후 아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좋은 곳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까?'

 

마침 누군가로부터 죽은 혼령을 팔도유람시키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들은 구렁이가 든 상자를 들고 금강산으로 향했습니다.

 

말이 유람이지, 구렁이 상자를 들고 먼 길을 돌아다니는 것은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습니다.

 

49재 천도 의식

고생 끝에 도착한 금강산 유점사에서 아들은 주지스님을 만났습니다. 스님은 어머니를 위해 천도재를 지낼 것을 권했습니다.

 

아들은 그곳에서 49일 동안 스님과 함께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어머니가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도록 온 정성을 다해 빌었습니다.

 

기적 같은 변화

49재 회향기도를 마치고, 아들이 다시 길을 떠나려고 상자를 열었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토록 크던 구렁이는 온데간데없고, 작은 뱀 한 마리가 죽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로 어머니의 업이 녹아 좋은 곳으로 가신 것이구나...'

 

아들은 죽은 뱀을 정성껏 묻어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꿈에 나타난 어머니

집에 돌아와 피곤에 지쳐 잠이 든 아들의 꿈에 어머니가 하얀 옷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네가 정성껏 기도해준 덕분에 나는 좋은 곳으로 가게 되었다. 편히 쉬어라, 고맙다."

 

불교에서 꿈에 하얀 옷을 입고 나타난다는 것은 업장이 완전히 소멸되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일을 겪으며 불법의 신비를 직접 체험한 아들은 그 후로 독실한 불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불법의 신비는 묘하고, 인과의 도리는 죽어서까지 작용합니다.

 

"하늘의 이치는 바늘 하나도 걸러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선행과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정성이라도 쌓이고 모이면 큰 것이 됩니다.

 

작은 씨앗이 자라 큰 열매를 맺듯이, 우리의 작은 마음 씀씀이도 무르익으면 큰 과보로 돌아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작은 마음 씀을 헛되다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도 선한 마음으로 이웃에게는 미소가 되고, 나 자신에게도 환한 빛을 밝히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49재 기도하는 모습